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김영란법의 제정으로 부정부패 문제가 국가의 명운을 거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왜 이 법을 중시해야 하며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가? 그 이유는 양심과 정의가 인간 세상의 행복과 발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많은 불행은 거짓과 부정부패에서 비롯되었다. 진실과 공정함보다 힘과 권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고, 정실과 배경이 출세를 좌우했다. 이와 같이 정의가 없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바른 이치와 능력에 의지할 수 없기 때문에 거짓과 권모술수, 정실과 뇌물에 의지해야 한다. 밝은 세상에서는 성공하기 위해서 성실하게 일하고 이치대로 살아야 하지만, 어두운 세상에서는 성실하게 일하면 바보취급을 받기 때문에, 모두 줄을 잡으려고 애쓰고 뇌물과 아부로 세상을 혼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세상은 어둠과 원망과 불신으로 치달아 결국 파멸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세월호 사태나 방산비리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분야에 요령과 편법, 정실과 부패가 일반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할 때, 규정대로 하면 되는 일이 아무 것도 없지만, 아는 사람만 있으면 안되는 일도 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제 명실상부한 선진국가가 되려면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모든 거짓과 부정부패를 버리고, 국민정신 속에 참된 삶의 가치와 정의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먹고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정신과 미덕이다. 물질이 부족하더라도 인간의 좋은 마음과 미덕이 살아있는 민족은 서로 도와가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만 정신이 망해버린 민족은 약육강식의 냉엄한 현실 속에서 영원히 소멸하고 만다. 이처럼 인간의 정신이 삶의 모든 일을 좌우한다. 사장의 의식이 망하면 멀쩡한 회사도 부도가 나는 것이며 정치인의 정신이 망하면 나라가 망하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정신이 갖춘 민족에게는 어떠한 위기나 재앙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 한 나라에 있어서도 그 나라 국민들의 마음속에 있는 품성과 자질이 모여 국민성이 되고 대외적인 국가의 모습이 되는 것이니 국민들의 마음에 양심과 정의, 삶의 진실과 가치가 바로잡히게 되면 그 나라는 모든 문제는 저절로 사라지고 사랑과 정의가 넘치는 부강한 나라가 된다. 따라서 한 사회 속에 올바른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되며, 모든 국민이 밝은 마음을 얻어 바른 이치대로 살아간다면 인류가 그토록 기다려온 지상천국도 이 땅위에서 가능한 것이다.

 

세상은 이치로 이루어지는 것이니 지은대로 받는 인과의 법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된다. 따라서 인간들이 거짓으로 만들어놓은 어두운 사회에서는 세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실과 이치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말 잘하는 자가 이긴다. 말싸움은 진실한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거짓말 잘하는 자가 이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두운 세상에서는 아부 잘하고 거짓말 잘하는 자가 성공하기 쉬운 것이다. 세상이 이렇게 악과 거짓으로 가득 차게 되면 세상은 스스로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고 만다. 모든 망하는 나라가 이런 과정을 거쳐 망했던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이유가 있으니 망하는 나라는 망하는 이유가 있고 성하는 나라는 성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망해야 할 이유가 성숙하고 있으니 요즘 장관 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하는 사태가 그런 증거를 말해주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살아온 비양심적인 자가 우리 사회의 지도자가 많이 되어 있다. 예수가 하류층을 찾아다닌 이유는 상류층은 그 정신이 환상과 거짓에 다 망했기 때문에 순수하지 못해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신이 병들지 않는 어부와 창녀 등을 찾은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그런 망조에 들어있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덕목이 바로 양심과 정의이다. 양심은 인간을 밝히는 빛이며 정의는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된다. 인간의 마음 속에 양심이 자리 잡으면 마음에는 지혜와 행복이 존재하고 정의가 세상에 자리 잡으면 질서와 번영을 가져다준다. 따라서 모든 것이 이치대로 이루어지는 억울함이 없는 정의로운 세상에서 자신이 지은대로 결과를 받는 것보다 더 좋은 삶은 없는 것이다.

 

정의는 모든 것을 이치대로 이루어지게 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정의가 올바로 서면 세상은 법이 필요없다. 정의(正義)는 인간 사회를 밝히는 빛과 같아서 정의가 있는 세상과 없는 세상에서 사는 것과의 차이는 마치 어두운 밤에 행동할 때와 밝은 대낮에 행동할 때의 차이와 같다. 정의가 없는 사회는 빛을 잃어버린 사회로서 그 속에서는 진실을 구분할 수도 밝힐 수도 없으며 바르게 보고 듣고 배울 것도 없지만, 밝은 세상에서는 거짓과 부정을 행할 수 없으며 모든 것이 이치대로 이루어지므로 성실하게 노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정의로운 세상은 양지와 같고 부정의한 세상은 음지와 같다. 밝고 좋은 세상은 양지와 같아서 모든 것을 피게 하지만 어둡고 무지한 세상은 음지와 같아서 모든 것을 시들게 한다. 음지는 모든 것을 힘들고 침체하게 만들기 때문에 생명력이 살아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세상은 부정부패와 정실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기에 사람들은 성실히 살아갈 필요를 느끼지 못해 그 사회는 활력을 잃고 불행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양지는 모든 것을 편하게 하고 활기차게 만들기 때문에 저절로 생명력이 넘치게 된다. 거짓과 부정부패가 없는 곳에서는 모든 것이 이치대로 이루어지고 서로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밝은 마음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게 된다. 모든 것이 자유롭고 모든 것이 공정해 일한 만큼 성과가 돌아오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창의와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되고 그 결과 풍요롭고 어둠이 없는 편하고 밝은 세상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에는 거짓이 사라지고 진실이 넘쳐야 한다. 정직, 신뢰, 양심, 정의, 진리와 같은 좋은 뜻이 넘치면 세상은 흥하고, 거짓, 불신, 불의, 부정, 비진리와 같은 나쁜 뜻이 넘치면 세상은 망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것이 공명정대하게 이루어지는 정의로운 사회를 오면 그 속에 있는 모든 가능성이 피어난다. 공자는 政을 正이라 했다. 정치는 세상을 경영하는 가장 큰 틀이며 바탕이므로 정치의 근본은 세상의 기본이치인 공명정대함이 되어야 하며 공명정대함의 근본은 바로 진실이며 정의인 것이다. 공명정대란 모든 것이 이치에 따라 이루어짐으로써 아무도 불만을 제기할 수 없는 것으로, 하늘 자신도 지켜야 하는 가장 완전한 이법이다. 따라서 정의에 따라 세상일이 이루어지면 땅과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으며 세상 모두가 따르게 된다. 세상이 밝지 못하고 일그러지는 것은 사심과 욕망이 끼어들어 세상일을 이치대로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니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이를 명심하여 자신이 하는 행동이 공정한지 부끄러운 일은 없는지 않은지 항상 뒤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더 이상 거짓과 부정부패가 자리 잡지 못하도록 김영란법은 더욱 강화하여 엄정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야 자신의 정신을 고양할 수 있고 인격적 성숙을 거둘 수 있다. 따라서 공익성이 강한 언론기관 종사자들이 자신과 세상에 유익한 삶의 길인 정직하게 살자는데 반대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기존 관행과 부패의 사슬이 끊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고통이 오겠지만 빛과 양지로 이루어진 세상이 얼마나 편안하고 활기가 넘치는지 세월이 지나 우리나라가 세계최고의 국가가 된 다음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이 우리나라의 백년대계가 걸린 전환점에 와 있다. 김영란법 제정을 계기로 우리 국민의 양심과 정의가 살아난다면 우리나라는 아무리 어려워도 시련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되겠지만 정신이 병든 자들의 힘에 밀려 법 취지가 훼손된다면 우리나라는 점차 쇠퇴하여 결국 역사 속에 국가 조차도 남기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