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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如來): 1. 如來의 출현 본문

☆ 자연의 가르침

여래(如來): 1. 如來의 출현

gincil 2014. 2. 6. 12:39

1. 如來의 출현

 

나는 마흔 네 살이 될 때까지도 나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몰랐다.

그러기에 나에게는 남다르게 겪어야 했던 시련보다 더 외로운 꿈이 있었다.

인간의 정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랐던 나는 날마다 자신이 자랐던 사회를 생각했고, 그 사회에 살고 있던 수많은 사람들 속에 피어야 했던 사랑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주변에는 내 꿈을 피울 수 있는 환경이 없었다.

나의 양심은 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로부터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고, 어떤 경우에는 조소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나는 내 자신을 통하여 세상에 대한 고독을 느끼게 되었고, 이런 일들에 대한 항변의 수단으로 글을 써 내기도 했지만 나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주는 자는 내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1983년 4월경, 한 낯선 사람이 나의 집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그는 며칠 동안 매일 같이 나에게 회유와 협박이 담긴 말을 계속했다.

“잘 먹고 잘 살 것인가, 이 시대에서 죄 없이 억울한 죄인이 될 것인가.”

자신을 ‘윤’이라고 밝힌 그 사람은 자신의 주민등록증까지 보여주면서 이런 제안을 해왔다.

만일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는 의견을 진실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큰소리로 말하지 않는다면, 내 가족이 일생동안 지극히 풍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재물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한 재물은 어떤 부지(敷地)와 최고의 이권(利權)이 걸린 허가권을 함께 알선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의 말을 들었을 때 이유모르는 눈물을 흘려야 했다.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내 눈물 앞에 그자도 숙연해졌다.

나는 그날 꽤 오랜 시간을 울었다.

몇 시간이 지난 후에 나는 말했다.

“돈을 쓸 곳이 없습니다.”

그는 돌아갔고, 다음날도 여전히 찾아왔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돈을 쓸데가 없다?”

내 말이 믿어지지 않는지 그는 어제의 내 대답을 되풀이하며 감탄하는 표정을 보였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들은 나의 사정을 내 가족보다 더 정확하게 알고 있었으니 나의 태도가 어떻게 그들에게 이해될 수 있었겠는가.

그만한 이권(利權)을 조건 없이 제시할 수 있는 확실한 자라면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밝히지 않더라도 그의 임무나 신분은 짐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로 며칠이 지나자 그는 더 이상 나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자 홀가분해져야 할 내 마음이 다시 외로워지기 시작했다.

 

내 주위 사람 중에는 누구도 나의 행동을 이해하는 자가 없었다. 내가 알던 모든 사람들은 나를 실망시키는 말만 했고 세상일을 위하여 안타까워하던 내 마음은 나를 붙잡고 술만 마시게 했다.

나는 점점 무기력해지는 내 자신을 보면서 위대한 국가와 위대한 민족에 대한 내 꿈이 패배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새로운 선택을 했고 아내에게 내 결심을 전했다.

몇 년이 될지 모르겠으나 집을 나가겠다는 내 말에 아내는 매우 강경한 태도로 반대하였다.

이 일은 쉽게 합의가 되지 않았지만 나의 확실한 결심과 단호한 행동에 아내도 시간이 가면서 지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신들은 내 아내로 하여금 내 일을 승낙하게 만들었다.

 

나는 나의 선택을 위하여 내가 머물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고, 거의 일 년이나 소비한 끝에 한 장소를 마련하게 되었다.

그곳은 경상남도 통영군 욕지면 연화리라는 작은 섬이었다.

떠나기 직전까지도 나는 무지한 이웃들의 운명을 보며 그들의 앞날이 안타까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나는 그들을 일깨우기 위해 이런 시로써 탄식도 했다.

 

양심이 죄가 되니 나설 곳이 없고

만고에 풍상 겪어 펼 곳이 없네

천사람 능력 지녀 쓰지 못하니

세상에 태어남이 운명뿐인가

 

그러나 그들 속에 자신의 앞날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그들로부터 버림받아야 했던 것이다.

내가 그들 속에 살면서 내 자신의 양심과 용기를 두고 바칠 수 있는 것이 있었다면 그것은 한탄뿐이었다.

 

1984년 11월 13일,

나는 세상에 와서 내 자신을 바꿀 수 없어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 스스로 바다 가운데 외딴 섬으로 유배의 길을 정하고 말았으니 이로 인하여 내 자신의 모든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섬에서도 외진 곳에 동떨어져 있는 나의 거처에는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고 또 만날 사람도 없었다.

나는 오랫동안 지쳐있던 내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을 했고, 무료한 시간이면 혼자 뒷산에 올라가 주위를 둘러보는 일로 소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자신이 누구인가?

내 자신의 그런 일들을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강한 의문이었다.

그러자 한 생각이 나의 뇌리를 스쳤다.

그것은 입신의 경지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으니 입신의 경지는 자신의 몸이 생기기 이전의 마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나는 자신을 시험해 보기 위한 시도를 하기로 했는데 그것은 내가 내 몸으로 인하여 담게 되었던 생각들을 하나하나 들어내 보는 것이었다.

 

나는 나이를 거꾸로 세기 시작했다.

“43, 42, 41, .....”

 

생각들을 하나씩 모두 들어낸 끝에 나는 아무 것도 없는 세계에 이르게 되었고, 나는 그곳에서 마음 하나를 보게 되었으니 그 마음이 바로 나의 근본이었다.

그 후로 부터 나의 삶 속에 큰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나의 마음은 깨달은 자만이 볼 수 있던 세계와 깨달은 자만이 경험할 수 있던 몸의 일들을 보게 되었다.

 

제일 먼저 내가 보았던 것은 번뇌와 망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감정이 무디어진 것이었다.

나는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자의 느낌이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죽은 자도 아니었다.

그러므로 나는 자신이 여래(如來)임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내 몸은 술이나 고기를 거부하였고 욕정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또한 탐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니 명예와 물질에 대한 생각들을 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여행을 하게 되었으며 어떤 사람이 매우 불쾌한 일을 보여 주었다. 

그러나 내 마음은 분노가 일어나지 않고 오히려 큰 기쁨을 얻게 되었다.

나는 그런 일을 보고나서 세상의 일을 노래한 적이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스승이로다.

저마다 대하고 보니

만나고 헤어짐도 가르침이 있도다.

만물은 은혜를 지니고 있고

기쁨은 나에게 있으니

축복이란 지키고 행하는 일이

농사일과 같도다.

 

1985년 봄 어느 날 밤,

나는 먼 곳으로부터 심중을 통해 전해지던 메시지를 접하게 되었다.

그때 나의 기분은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가슴은 감동으로 차 있었고, 나의 마음은 온통 그 감동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자 내 심중에서는 이런 말이 들려 왔다.

“양심과 정의와 사랑을 통해 인간의 세계를 축복하라.”

 

그리고 며칠을 사이에 두고 또 한 번 이런 말을 전해 주었다.

“진리를 알면 외롭고, 진리를 말하면 저주를 받는다.”

 

그때마다 나의 가슴은 감동으로 터질 것만 같았고, 메시지는 심중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던 것이다.

만일 하늘이 이 두 개의 메시지를 그때 나에게 전해주지 않았다면 지금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너무나 힘든 일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연화섬에서 2년가량 머물다가 뭍으로 나와야 했다. 내가 해야 할 일 때문이었다.

나는 자신의 일을 알고 그 일을 이렇게 노래했다.

 

나는 나그네

짐 진 나그네

찬란하게 빛나는

보물 짐 진 나그네

 

나는 나그네

짐 진 나그네

멀고 먼 길 찾아온

보물 짐 진 나그네

 

나는 나그네

짐 진 나그네

외로운 님 찾아 나선

보물 짐 진 나그네

 

나는 나그네

짐 진 나그네

세상에 찾아와서

주인 찾는 나그네

 

세상을 위하여 인간들에게서 진실을 구하는 일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완전한 깨달음을 얻고 그들을 구하는 일을 하자 보통의 사람들과 나와의 사이에는 너무나 큰 벽이 있었다.

아내는 내가 깨달은 자라는 말과 내 자신이 무엇 때문에 세상에 오게 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하자 오히려 내가 잘못된 줄 알고 설득을 하려고 했다.

제발 부처 될 생각은 그만두고 똑똑한 남편 노릇이나 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내 아내와 자식들을 설득하는 일조차 용이할 수가 없었다.

나와 가까웠던 모든 사람들에게도 나의 진실을 이야기해 보았지만 그들은 그 말을 듣자 나의 곁에서 등을 돌리고 말았다.

결국 내가 3년 동안 노력한 결과는 한 사람의 진실한 자도 만나지 못한 채, 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만 쫓아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다른 인간들이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보아야 했다.

하늘은 나에게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일을 두고 너무나 큰 시련을 요구했다. 나는 내 속에서 끝없이 나타나는 기대와 절망과 좌절을 보고 지내야 했다.

어느 곳을 가보아도 나 자신이 아니면 나를 위로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런 날이면 자신이 너무나 외로워 이런 기대까지 했다.

‘누가 나의 일을 조금만 도와준다면 그가 원하는 모든 소원을 들어줄 것이다’라고 약속까지 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들은 나의 말을 믿는 자가 없었다.

 

간혹 소원을 말하는 자가 있어 만나 보면 병원에서 고칠 수 없는 질병을 고쳐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혹시나 그런 자의 소원이라도 들어주면 나에게 조금은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가져 보았지만 나로 인하여 병을 고친 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병만 나에게 주고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하여 하루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하고 궁리를 해도 진리를 인간들에게 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 갔었지만 어디서도 나를 환영하는 곳은 없었다.

 

그날도 나는 어느 곳으로 찾아 갔고, 사람들을 속이고 있는 그들을 보고 책임자에게 이렇게 말을 했다.

“나는 진심으로 당신을 도울 수가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보고 그 일을 조금만 도와주겠다고 약속한다면, 먼저 나는 이곳에 찾아오는 불행에 시달리는 자들의 병을 낫게 해 드릴수도 있고, 이곳에 찾아와서 진실로 소원을 기원하는 자가 있다면 모든 재앙이 그들로부터 물러가는 일을 보여 줄 테니 당신이 그런 일을 배우고 가르치는 자가 되어보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그 사람은 매우 거북한 표정을 지으면서 나에게 불쾌한 말을 하여 나로 하여금 더 이상 말을 붙일 수 없게 했다.

 

나는 온몸의 힘이 빠지는 것을 느끼며 그 곳을 나오고 말았다.

도로를 건너서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걷던 나의 발걸음에는 좌절감만이 쌓이고 있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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