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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如來): 3. 시련의 길 본문

☆ 자연의 가르침

여래(如來): 3. 시련의 길

gincil 2014. 2. 6. 12:41

3. 시련의 길


나와 소연은 그때부터 스승과 제자로서 세상을 위하여 같은 길에 나서게 되었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성자는 인간의 무지를 이용하지 않는다. 성자는 인간의 무지를 깨우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러 온 자이다."

소연도 나의 말을 듣고 나를 따르는 것에 모든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나는 먼저 진실을 찾는 자를 찾아서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소연과 나는 이 일을 두고 하루에도 몇 차례나 궁리를 해보았지만, 날이 새면 대답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연과 나는 시내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내 가까이에 있고 싶었던 소연이 자신의 의견을 나에게 말했다.

영도(影島-부산시 영도구) 중턱에 중이 없는 절이 하나 있는데 당분간 그곳에 의탁하고 있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럴 수 있으면 그렇게 해보라고 하며 나의 의견도 말했다.

그때 소연이 내 얼굴을 보더니 놀라며 말했다.

“여래님 얼굴에 백호광이 나왔어요!”

나는 소연이 무슨 말을 하는지 금방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다가 내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고 나서야 아침까지 없었던 것이 이마 한가운데 무엇인가 나타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며칠이 지나서 소연이 나의 집과 가까운 거리에 있던 「송남원」이라는 절로 거처를 옮겨왔다.

소연은 그곳에 와서 처음부터 연이어 며칠 밤이나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보려고 참다가 결국은 나에게 말하게 되었다.

나는 소연을 위해 그곳 대웅전으로 찾아가 죽은 자들의 영혼을 위하여 법문을 했다.

“나는 여래이며, 소연은 나의 제자이니 모든 신들은 소연을 도우고, 소연을 따라 지난날에 대한 깨달음이 있기를 바라노라.”하고 일렀다.

소연은 그날 밤부터 충분한 잠을 잘 수 있었고, 마음에 느껴지던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했다.

소연은 그 절에 찾아오던 여러 사람들에게 나를 스승이라고 소개했다.

소연은 하루하루 달라졌다.

소연은 내가 하는 일을 보고 나를 돕기 위해, 진리를 알고 싶어 하는 자를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나서 그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힘든 일인지 알게 된 모양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연은 나에게, 절에 오던 신도 한사람이 점심 공양을 드리고 싶어 하는데 승낙해 달라고 말했다. 모처럼 하는 소연의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 점심 한 끼 정도라면 응하겠다고 했다.

다음날 소연이 나를 안내한 곳은 부산역 근처의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절에서 언뜻 본 것 같은 한 여자가 일을 하다가 우리를 쳐다보고 인사를 했다. 나를 오늘 이곳으로 초대한 사람이 누구냐고 소연에게 물었다. 그러자 소연은 조금 전에 인사를 하던 바로 그 여자라고 했다.

그 여자는 원래 이 레스토랑의 업주였는데, 빚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지금은 주방 일을 한다고 했다.

그때 웨이터가 가지고 온 메뉴판을 보고 나는 당황했다. 만일 그곳에서 두 사람이 점심을 먹고 간다면, 저 여자가 3일 동안 일을 해야 되는 금액을 지불해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나는 더 이상 그곳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소연에게 주방에서 일하고 있던 그 여자를 부르게 했다.

나는 그 여자에게 매우 난처한 표정으로 오늘 약속을 취소하겠다고 말했다. 그 여자는 무척 당황해 하며 무슨 말을 하려고 했으나 내가 거듭해서 말했다.

“만일 당신이 오늘 나의 이 난처한 입장을 구해준다면 내가 보답을 하겠다. 그러니 지금 내가 그냥 가는 대신에 당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내가 무엇이든지 들어주겠으니 스님 편으로 말해 주시오.”하고 사정을 했다.

그러자 그녀도 나의 행동을 더 이상 막지 않았다.

 

며칠 후 소연으로부터 그녀의 남편을 한번만 보아달라는 부탁을 들었다. 나는 그 부탁을 듣고 그 일이 나에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면서도 며칠 전에 내가 했던 약속 때문에 거절할 수가 없었다.

다음날 새벽 전화벨이 울려 받아보니 소연이었다. 그 여자의 남편이 왔다는 것이었다. 나는 소연이 있는 절에 가서 그 남자의 손을 잡고 보아주었다.

그리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아침부터 자리에 드러눕고 말았다. 머리에서는 터질 것 같은 통증이 시작되었고 머리카락 밑 두상이 진물러졌다.

나는 이후 며칠간 그 남자의 머리 안에 있던 가스(gas)를 없애기 위해 힘들게 싸워야 했다. 그러고 나서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던 날 그 남자의 몸에서도 고통이 없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해 겨울 소연은 세상 일에 쓰기 위해 탁발을 시작했고, 나는 나를 필요로 할 사람들을 찾아 여기저기 수소문하며 떠돌아 다녔다.

부산에서 상당히 소문이 있던 한 의사를 찾아갔다. 나는 그를 만나서 그를 소개해준 사람의 이름을 말했고 그는 나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내주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소개해준 그분은 당신을 매우 진실한 사람이라고 소개해 주었습니다.”

나는 나의 신분을 그대로 말하지 않고, 당시 내가 지니고 다니던 명함을 건네주었다.

「自然科學硏究學會 會長 李三漢(자연과학연구학회 회장 이삼한)」

그는 내 명함을 보고 찾아온 용건을 확인하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나는 세상의 일을 보면 그 일에 대해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이런 일을 당신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러자 노령에도 불구하고 의사 일을 계속하고 있던 그는 다른 시간을 약속해주었다.

그들은 일요일마다 오후 3시에 자신의 사무실인 이사장실에 모여 성서 연구를 하고 있으니 나에게 그때 찾아오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하고 그곳에서 나왔다.

 

일요일 오후, 나는 그를 찾아갔다. 그의 사무실에는 1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 의사는 자신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도 자리를 내주었다.

그들은 성경책을 읽고 찬송가를 합창하였으며 각자 개인적으로 예수에 대한 찬양을 오랫동안 말하기도 했다.

나는 2시간이 넘도록 그들이 하는 일들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러자 이사장의 직책을 가진 그 의사가 나에게 말했다.

“15분의 시간을 줄 테니 할 말이 있으면 이 자리에서 하시오.”

그래서 나는 오늘 같은 날, 이런 자리에서 그들이 말했어야 할 사실들에 대해 설명했다.

“세상의 어떤 사람이라도 예수의 이름이나 찬양만으로 자신의 영혼을 구하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그런 일은 그들 앞에 영원한 꿈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누구라도 예수의 가르침을 알고 그 가르침을 따라 살 수만 있다면 자신을 구하지 못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나의 당당한 말에 그곳에 있던 어떤 사람도 아무런 공박을 하지 않았다.

그들 속에 약간의 동요(動搖)가 생기자 그 의사가 “당신이 속해있는 단체는 몇 사람이나 모이고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지금은 하나요.”

그러자 그 의사는 “보시오. 우리는 여럿 아니요?”하고 말했다.

그러자 그곳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나에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았다.

나는 그곳에 나를 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 그곳을 나와야 했다.

 

나는 날마다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외면당하는 자신을 보면서도 잠자리에서 깨고 나면 나에게 있던 기대 때문에 차마 쉴 수가 없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좌절과 절망을 느꼈고 그런 나 자신을 잊으려 몸부림쳐야만 했다.

나는 인간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잘못을 버리지 않으면서 좋은 결과를 꿈꾸고 있었다.

 

그날도 나는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대구에서 가장 큰절이 있다는 팔공산을 헤매고 다녔다.

만나는 승려마다 붙들고 진실한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들은 한결같이 요즘 세상에 진실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대답했다.

 

어떤 암자를 지나게 되었을 때 두 여승(비구니)이 글방에 모여 무슨 놀이를 하고 있는지 떠들고 있었다. 나는 한 여승에게 이곳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한분만 만날 수 있게 해 달라고 간곡하게 말했다.

그 여승은 다른 여승에게 귓속말을 하고 오더니 나를 작은 방으로 안내했다. 방에서 잠시 기다리자 두 여승이 소반에 차와 음식을 차려서 들고 들어왔다.

나는 먼저 여승에게 인사를 하고 이곳에서 공부하는 분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렇다는 대답을 듣고 나는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두 여승에게 지금까지 본 것이나 배운 것 중에서 진실을 알지 못한 것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두 여승 모두 입을 다물고 있더니 자신들은 바쁘니 가라고 하면서 아직 손도 대보지 않은 소반을 도로 들고 휑하니 나가버렸다.

 

전라도에 가면 이 나라 안에서 가장 청정한 중이 있다고 어떤 사람이 말했다.

내가 그 말을 듣자마자 그를 만나러 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당장 버스를 타고 몇 시간이나 걸려서 그 중이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 중은 외딴곳에 지어놓은 암자에 혼자 살고 있었다. 내가 암자에 도착한 즈음에 그 중과 함께 있던 어떤 젊은 여자는 볼일을 다 보았는지 황급히 그곳을 떠났다.

그 중은 나를 보더니 무엇을 숨기다 들킨 사람처럼 말이 없었다.

나는 먼저 나의 소개를 하고 상대의 이름을 확인하자 본인이라고 대답했다.

나는 진실한 사람을 찾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면서 그의 표정을 살폈다.

그는 금새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뒤꼍으로 갔다. 잠시 후 그가 손에 들고 온 것은 밭갈 때 쓰는 쇠스랑이었다.

그 중은 쇠스랑을 높이 쳐들고 고함을 질렀다.

“야! 이 미친놈아! 세상에 모든 자가 다 진실한데 누가 진실하고 진실하지 않단 말이냐!”

나는 그가 하는 행동을 꼼짝 않고 그 자리에 서서 지켜보았다.

그러자 그 중은 나의 태도에 질렸는지 쇠스랑을 내려놓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세상 사람들은 진실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자를 두고 진실한 자라고 추앙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내가 본 사실에 대해 웃고 말았다.

소연은 이런 나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나는

시련의 길을 걸으며

여기에다

한편의 시를 쓰노라.

나의 시를 아는 자는

영혼도 눈을 뜬다.

도는 세상에 있고

덕은 사람에게 있으니

만나고 헤어짐이여,

너에게 가르침이 있는가.

오묘하여라.

인간의 마음속에

천지의 길이 있도다.

 

 

 

 

인간의 마음속에

천지의 뜻이 피니,

그 아름다운 빛은

진정 두렵고 서럽기만 하였도다.

수천 년 세월에 있었던 일을 보고,

내가 자랑스러워 타인을 청했더니

마음의 벽은 높고 높도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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