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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의 진실

gincil 2016. 6. 4. 22:54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랜 세월 우리사회를 지배해온 풍수지리설이 과연 믿

을 만한가에 대해 매우 궁금해 하고 있다. 현대 과학의 지식으로 볼 때는 믿기 어

려운 일이나 전통으로 내려온 것이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그

래서 오늘은 풍수에 관한 문제점과 그 진실을 밝힘으로써 삶을 더욱 밝고 명확하

게 하고자 한다.

 

 

풍수지리설은 자연이 인간의 삶과 긴밀한 관계가 있고 그 영향 하에 있다는 것을

기본전제로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데 다른 동양철학들과 마찬가지로 음양오행이

론을 기본원리로 하고 있다. 풍수지리는 자연의 구성체인 산과 물을 기본으로 하

는데 산은 움직이지 않고 정지(停止)해 있으므로 음(陰)이라고 하고, 물은 움직이

므로 동(動)한다 하여 양(陽)이라 한다.

 

 

이러한 음양의 조화로 배산임수의 길지에 기가 모인다고 생각하여 그 기운이 인

간들에게 복과 생기를 준다는 것이다. 여기에 음양오행이론을 응용하여 산과 물의

외적인 모양으로 기를 측정하고 그 방위를 측정하여 사람과의 조화정도를 판단하

여 길흉을 예측하는 것이다. 풍수지리가들은 자연이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주는

것은 오랜 세월동안 인간의 경험에 의해서 증명된 것이기 때문에 풍수지리학을

경험과학이며 통계학이라고 한다.

 

 

그러나 풍수지리학이란 사실관계가 엄밀하게 증명되지 않은 통계학이며 그 기반

으로 삼고 있는 음양오행론 또한 그 원리성이 입증되지 않는 가설에 불과하다 즉,

풍수론은 자연이 인간의 운명에 구체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력이 가지고 있는지를

분명히 입증하지 않고 단순한 개연성만을 가지고 그것이 인간의 운명에 절대적인

영향이 있는 것처럼 과장하고 있는 것이다. 즉 진리를 추구하고 논리적 사유를 하

는데 있어서 가장 큰 금기로 삼고 있는 논리의 비약과 초월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다.

 

 

한 사회나 개인의 운명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환경과 자질, 노력 등과 같은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사실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그런데 풍수지리설

은 이러한 구체적 요인들을 경시하고 자연의 기운과 음양오행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요인인 것처럼 해석하여 사실과 동떨어진 오류를 범하고 많은 사회적

병폐를 낳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사례로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 역대 왕조들의 명당선호 사상이었다. 한

국의 풍수 창시자인 도선이 지은 도선비기 이래로 역대왕조들은 풍수지리설을 국

가의 주요경영지침으로 삼았고 역대 왕들은 당대에 가장 뛰어난 풍수에게 가장

좋은 명당을 찾아 왕릉을 쓰게 했다. 풍수지리설에 따르자면 최고의 명당을 쓴

왕실은 당연히 번성하고 국가가 흥해야 했지만 우리나라 왕실들은 수많은 내우외

환과 자손이 귀한 현상을 겪었던 것이었다. 조선말에는 대원군이 부친 전계군의

묘를 명당에 썼기 때문에 손자가 임금에 올랐다고 소문이 자자했지만 고종은 퇴

위당하고 결국 아들 순종때 나라를 잃고 말았다. 풍수지리학이 사실관계를 정확

히 반영하는 과학이라면 이런 모순이 일어나서는 안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풍수지리학이 하나의 관념론이며 사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추상적 이론임을 알 수 있다. 풍수지리설이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자연이 인

간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가지며 음양오행이 세상의 기본원리라는 것이 입

증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 그러한 사실이 증명된 적은 없으며 단지 현대인이 짐

작할 수 없는 동양의 신비로 베일 속에 가려있는 것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음택(묘자리)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음택론은 명당론과 음양오행론 그리고 동기감응론을 가미하여 자

연과 죽은 자와 남은 자 사이의 관계와 길흉을 논하는 이론인데 먼저 가장 중요

한 이론적 근거인 동기감응설에 대해 알아본다.

 

동기감응설은 같은 기는 서로 통한다는 이치로 되어 있는데 같은 피를 나눈 선조

와 자손은 같은 기이기 때문에 서로 교류하게 되어 명당을 쓰면 망자의 육신이 그

곳에 모인 기운을 자손들에게 전해주어 자손들이 잘 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이

치가 성립된다면 돈이 많아 좋은 풍수를 사서 좋은 묘자리를 쓰면 아무리 나쁜 짓

을 해도 좋은 후생을 받고 자손들이 번성한다는 결론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이치

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위의 사례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사람의 운명은 자신이 지은 원인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명당이 결정해 주는 것

이 아닌 것이다.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면 좋은 원인을 지어야 하는 것이며

자손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좋은 덕성을 지닌 인간이 되도록 바른 교육을 해야 하

는 것이지 죽고 나서 명당을 쓴다고 후손이 좋아질 수가 없는 일이다. 따라서 이

것은 우주의 기본법칙인 지은대로 받는 자연법칙에 맞지 않는 것이며 죽어서도

현세의 욕망에 집착하는 인간의 탐욕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만에 하나 그러한 명당에 있다 하더라도 동기감응론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그곳에 모인 자연의 기운을 전달해주는 연결고리가 합리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죽은 시신은 땅에 묻혀 시간이 흘러가면 곧 흩어지고 마는데 무엇이 있어

형체도 없는 시신이 자손에게 기를 전달한단 말인가? 사람이 죽으면 시신과 영혼

으로 나뉜다. 시신이야 썩어버리면 그만이지만 영혼은 돌아다닐 수도 있는데 움

직이는 영혼마저 산자에게 영향을 끼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움직이는 영혼도 후손과 세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데 어찌 생명현상이

사라진 죽은 시신이 후손에게 기운을 줄 수 있단 말인가? 만약 죽은 시신이 후손

들에게 기운을 전할 수 있다면 살아 움직이는 부모의 육신은 자손들에게 기운을

더 잘 전해야 한다. 그러나 부모가 아무리 좋은 곳에 살더라도 그로 인하여 복을

받은 후손은 없으니 이 또한 증명되지 않는 가설이며 환상인 것이다. 만약 자손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좋은 명당에 살고 좋은 음택에 자는 것보다 바른 교육을 시켜

좋은 인간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니 죽은 뼈에 의지하여 자손의 복락을 바라는 것

은 인간의 헛된 욕심이며 잘못된 관습이다.

 

 

사람이 죽으면 모든 한과 집착을 벗어놓고 떠나야 한다. 그래야 영혼이 가벼워

이승에서 벗어나 편히 잠들 수 있다. 만약 이승의 집착에 얽매이면 그 마음이 무

거워 계속 이승을 떠돌게 되고 그 영혼은 세상을 헤매는 고통 속에 찌들어 흩어지

고 만다. 그래서 예로부터 망자는 모든 것을 잊고 훌훌 떠나는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땅에 기가 있어 이를 받아들이면 다복해지고 운명이 좋아진다는 주장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아무리 자연의 기를 인간이 흡수하여 살고 있지만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외적인 기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노력인

것이다. 인간의 정신이 맑고, 바른 이치를 배워 좋은 원인을 지을 때만이 인간의

삶이 좋아지는 것이지 자연의 기운이 아무리 많이 들어온다고 해서 인간의 운명

이 좋아지지 않는다. 기운은 인간의 의식을 뒷받침하는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의 기운이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하는 것은 음양오행론과 기운이

세상의 모든 일을 결정한다는 관념론을 일반화시킨데 따른 오류인 것이다. 요즘

생활풍수가 유행이다. 대개 그곳에서 하는 말들은 상식적인 말들로서 음양오행론

에 비추어 개연성만을 가지고 절대적 원리인양 확대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가 흐름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려러니 하고 짐작해 말하는 것은 상식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차원의 말이라면 각자 상식으로 생각해서 

 기본좋고 쾌적하게 생활가구를 배치하면 될 일이지 구태여 책을 사서 상상속의

지식을 담아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 풍수는 더 이상 개인의 음택이나 발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찾아 생명의 풍성함을 추구해나가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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