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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진실을 찾아서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특별난 인생을 살면서 자신을 알고자 한 희망 하나로 너무나 긴 시간을 허비했다고 느낀 사람이다. 자기의 양심이 고통을 받을 때마다 고독한 사람들을 생각했고, 스스로 불행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도 생겼다. 불가항력의 사회 이 속에는 두려움과 고독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고민은 가지게 되어 있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미래에도 남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인간은 짧은 자기 일생에 절망과 싸우며 행운과 불행을 선택하는 운명을 지니고 왔기 때문이다. 신과 인간의 약속, 그 약속은 자기가 자신을 돌보아야 하는 책임이다. 나는 아직도 자신이 자기를 구하기에 판단과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에게 이 글을 내어 놓는다. 천대와 멸시, 학대와 박해를 받아 본..
인적이 없는 숲속에는 한낮에도 짐승들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먹을 것을 구할 길이 없었던 화전민에게는 산나물과 나무껍질(초근목피)로 하루의 끼니를 끓이는 참담한 일이 생겨나고 있었다.계속된 기근과 전쟁에 대한 일들이 세상의 인심을 바꾸어 버려 산골에서까지 사람들이 낯선 사람들을 경계했고, 타민족(일본인)의 지배를 받아오던 동족끼리도 생명에 대한 경시풍조가 생기고 있었다.1941년 여름철이었다. 경상남도 하동군 양보면 장암리 우동부락 안우동골이란 작은 산들로 둘러싸인 외진 산골에는 누가 살다가 버리고 간 집인지 모르는 오두막 한 채가 있었다.해만 지면 오두막집은 숲속의 그림자에 가려 밤을 더 어둡게 하였고 음침한 기분은 꼭 무서운 일이 금방 생길 것만 같았다.어설프게 바람구멍만을 때운 단간 방 안에는 여덟 명..
1942년 봄, 유난히 날씨가 따뜻한 날이었다.아침부터 나무가지 위에서 까치와 산새들이 날아와서 오두막을 에워싸고 울기 시작했다. 이런 것을 보며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어떤 길조라도 생길 것인가 하는 기대가 생겼다.그런데 뜻밖에도 그 날 어머니는 몸을 풀고 아들을 낳았다. 세상을 처음 본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 소리는 여느 집 갓난 아기의 울음 소리보다 몇 배나 컸다.허기진 배로 지쳐 있던 사람들은 이런 일에 짜증만 일어났다. 병석에 누워 있던 아버지가 제일 먼저 몸을 떨면서 기어이 한탄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마음 속으로 더욱 부담감을 느꼈다.그들의 현실은 정말 태어난 아기가 짐스럽기만 했다. 철부지 아이들도 이런 것을 아는지 더욱 기가 죽어버린다. 전생에 무슨 죄가 많았..
우리는 이제 세 식구가 집에 남게 되었다.한낮이 되면 집에는 사람이 있지 않았다. 어머니는 삼십 리 길인 포구로 생선을 받으러 나가고 누나는 학교에 가 버린다.막내도 이때는 제 몫을 하기 위해 땔감을 구하러 작은 지게를 지고 산으로 갔다.마을 사람들의 입방아 속에서 이런 일이 박석골 우동골 댁도 살게 되었다는 말들처럼 어머니의 얼굴에도 생기가 돌았다.또 그 해 봄에 막내한테도 국민학교의 입학 통지서가 날아왔다. 막내가 들어 가야 할 학교는 형이 다녔던 장암의 국민학교였다.이런 사실을 안 막내는 책보를 어깨에 메고 뛰어가는 다른 아이들의 행동을 생각해 보며 머지않아 그리 될 자신을 그려보곤 했다.이런 생각이 며칠간 계속 되다가 막내는 정말로 국민학교 3학년짜리 누나를 따라 10리가 넘는 길을 걸어가서 입학..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어린 두 남매는 어머니가 하던 집안 일을 꾸려 보기 위해 열심히 일하였지만 아이들한테는 어려운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곧 일어날 것 같은 어머님의 병은 점점 더 심해 갔다. 누나는 학교를 그만 두었고 아홉 살이던 나도 결석을 많이 하였다. 비로소 우리는 어머니가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병이 깊어 고통을 참지 못해 괴롭게 몸을 떨어대는 어머니를 보면 옆에 있는 철부지의 생각에도 어머니의 병을 빨리 낫게 해야 되겠다고 걱정을 했다.그래서 나는 아무도 안 볼 때 굴뚝 뒤에 가서 두 손을 모아 절을 했다. 우리 어머니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빌었다.그럴 때는 이전에 어머니가 하던 모습을 생각하며 용왕님, 산신님, 조상님을 다 불러보곤 했다. 이렇..
세상에는 어린 나를 위안할 수 있는 말은 한 마디도 찾을 수가 없었다. 두 달이라는 말미 때문에 시간이 흐르는 것이 두려웠다.이런 우리 남매 앞에는 또 기막힌 일이 생겼다. 제법 인물이 괜찮은, 16살 난 누나를 동리 사람들이 외가 쪽 사람을 충동질 해서 시집을 보내기로 의견이 나왔으나 누구 하나 어린 나를 거두어 줄려는 사람은 없었다.몇 달 전까지만 해도 꿈을 지니고 있던 누나는 이제 자기 처지를 생각하며 그 꿈을 잊어갔다. 신랑감이 누가 되건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 앞에 닥치고 있는 운명에 따를 뿐이었다.나는 이런 누나의 처지가 딱했다. 그런데도 누나는 또 나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남자니까 어디에 가서 밥을 얻어 먹더라도 길거리에라도 혼자 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나는 나 혼자 언제이건 ..
나는 나의 앞에 섰던 사람이 하던 대로 먼저 10원짜리 한 장을 건네 주었다. 돈을 확인한 상대가 신문 한 장을 건네 준다. 그곳에 있던 신문장사 속에서도 꼬마였던 나는 건네 준 신문을 움켜 쥐고 길거리로 나가면서 다른 애들이 하는 짓을 보면서 그 흉내를 내며 뛰어갔다. 내일 아침 국제신문! 하고 외치며 달리는 나의 발길을 붙드는 소리가 뒤에서 들렸고, 한 장의 신문은 20원의 돈과 바뀌었다.나는 다시 신문사로 뛰어갔다. 긴 줄은 다 끊어져 나가고 없었다. 즉각 신문 두 장을 받아 쥔 나는 의식없이 소리만 외치면서 길거리를 뛰었다.「내일 아침 국제신문.」목이 터지라고 외쳤다.신문은 그 날 따라 잘 팔렸다. 몇 번씩이나 나는 신문사를 들락거렸다. 나의 주머니 속엔 100원짜리도 10원짜리도 여러 장 가지게..
세상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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